영화 ‘쉬리’를 보고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영화를 꼽아본다면 나는 쉬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1999년에 개봉한 영화이기에 벌써 15년이나 지난 영화지만 쉬리가 가져다 주는 긴장감이며 설정은 아직까지 눈 여겨 볼만하다. 특히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영화를 제작한 점이 흥미롭다. 이후에 동일 주제로 제작된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원조는 바로 쉬리라고 단언할 수 있다.

 

 

 


 
국가 일급정보기관에 몸담고 있는 한석규와 송강호는 절친한 동기이면서 친구다. 이 둘은 현재 북한에서 건너온 여자 정예요원을 추적하고 있다. 극중에서 한석균의 애인으로 등장하는 김윤진이 다름 아닌 그 정예요원이다. 영화는 중후반에 이런 반전을 보여준다. 개봉했을 당시 이를 지켜본 나로서도 무척이나 가슴 아픈 설정이었다. 남녀 간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과 남북한이 대립하는 상황이 너무나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영화의 구성 면에서도 쉬리는 당시에 큰 찬사를 받았다. 남북한의 정예 요원들이 도심에서 총격을 벌이는 장면은 이제 우리나라 영화도 외국 영화 못지 않은 박진감 넘치는 총격 장면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지금 이 장면을 본다면 살짝 아쉬움이 있지만 영화가 개봉한 시점이 1999년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한국 정보기관에서는 자꾸 정보가 새어나간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그 원인을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원인을 찾으려 해도 도무지 알 방법이 없다. 이 때 우연히 박용우가 사무실 내 어항에서 죽어나간 금붕어의 사인이 바로 도청기를 몸 속에 지니고 있었다는 점을 알아낸다. 그 물고기는 바로 한석규의 애인, 즉 김윤진이 선물한 붕어였다. 이렇게 영화는 하나씩 비밀을 풀어가는 한석규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 김윤진과 한석규가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장면은 아주 비극적인 장면이었다. 남북한이 아직은 이렇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상징하는 듯 했다. 영화는 비극적으로 끝났지만 많은 시사점을 남겨주었다. 그만큼 쉬리의 영향력은 한국 영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신선한 감동과 애잔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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